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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황 이슈

카카오페이, 자사주 매입한다는 결정에 숨겨진 신호

by 복기 2022. 1. 22.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먹튀 논란 이후,

잔류 임원들이 자사주를 다시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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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대표 류영준을 포함한 임원 8명이

상장 한 달만에 스톡옵션을 행사하여 주식을 대량 매각했다.

 

그 결과, 경영진은 어마어마한 시세 차익을 남겼고

카카오페이 주주와 시장 투자자들의 엄청난 불신을 샀다.

 

사실상 기업을 책임지고 경영해야 할 경영진이

당시 주가가 고점이라 생각하고 단기 차익을 본 것이다.

그렇다면 카카오페이 신규 상장을 자신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주식 매각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그 이후 주가는 계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시장 투자자들의 신뢰가 깨졌다는 방증이다.

 

이에 경영진은 새로운 조치를 내놓으며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든다. 왜 그럴까?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청약 열기와 더불어

상장 기업들의 과도한 물적 분할에 대한 문제 제기가 커지고 있다.

 

투자금을 더 많이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업의 지배 구조만 그대로 유지하고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는 지주 디스카운트가 발생해

주가가 저평가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새로운 벤처 기업으로 각광받는 카카오도

결국 다른 대기업들과 크게 다르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를 최근에 상장시켰고,

앞으로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까지 상장시킬 예정이다.

 

어찌 보면, 크게 다른 정도가 아니라

상장 기업 중 가장 많은 계열사를 상장시킨 기업이 될 정도다.

 

카카오는 우선 두 계열사의 신규 상장을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특히 앞으로 카카오 계열사가 상장을 하면,

최고경영자는 최대 2년, 임원들은 1년 간 주식 매도 제한을 적용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당장 시장의 눈을 의식해서 나온 조치일 뿐

지금 주주들에게는 혜택이 없었다.

 

결국 며칠 뒤, 류영준 대표를 포함한 임원 3명은 사퇴하고

잔류 임원 5명은 자사주를 재매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본시장법의 단기매매차익반환제도에 따르면,

6개월 내 자사주를 팔았다가 다시 사면 그 차액을 회사에 반환해야 하기 때문에

그 차액을 포기한다는 결단이 없는 이상

적어도 6개월 후에나 이루어질 조치로 보인다.

 

일단 시장은 긍정적으로 보았다.

자사주 매입 공시는 보통 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21일 주가는 최대 10% 정도 단기 상승했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이 정말 주주에게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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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이란, 보통 기업이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시장의 유통주식수를 줄이는 행위이다.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기존 주식의 가치는 올라간다.

 

그러나 주식이 아예 없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또 언제든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존재한다.

 

 

최근 SK텔레콤의 자기주식 처분 결정

최근 SK텔레콤이 자기주식 처분을 결정했다.

처분 목적은 임직원들에게 상여금을 지급하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조치는 직원들의 근로 의욕을 고취시켜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장점도 있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매물 부담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한꺼번에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적고,  그 금액이 적은 편이라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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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카카오페이로 돌아오면,

카카오페이 임원들도 매입한 자사주를 매입한다 해도

언제든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은 존재한다는 얘기다.

 

물론 이번 대량 주식 매각 사건이 언론에 많이 보도되면서

시장에 관심이 커지는 바람에

쉽게 매각할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그래도 여전히 시장의 불신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마무리: 카카오는 시장에 '값비싼' 신호를 주자.

 

시장에는 항상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한다.

기업 구성원, 특히 임원들은 내부자로서

기업의 내밀한 정보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그러한 정보를 알 도리가 없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언론 보도가 될 때는 이미 정보로써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다.

 

기업이 시장을 존중하고 주주를 배려한다면

이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출처: 알라딘

 

마이클 스펜스 교수는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이미 1974년에 '시장신호이론(market signaling)'을 발표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정보를 더 많이 가진 경제 주체가

적극적으로 정보 공개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를 '신호'를 보낸다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가치 있는 신호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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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선호하는 신호는 결국 비용이 그만큼 드는

'값비싼(costly)' 신호일 것이다.

 

예컨대,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정말 차익을 본 만큼 매수를 한다든지

자사주 매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식 소각까지 한다든지

같은 정말 비용이 드는 조치들 말이다.

 

카카오가 여러 물적 분할을 통해

단기적인 이익만 노리는 게 아니라면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의 신뢰를 얻는 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진정성 있는 조치가 더욱 보완되어야 할 것이고

주주는 주주로서 그러한 조치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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